유럽 라면 수출이 좋다는 말은 나라별로 뜯어보면 달라져요. 지난달 30일 나온 자료를 보면 2025년 오스트리아 인스턴트 면류 수입 중 한국산은 390만 달러로 7.8% 줄어 5위였어요. 전체 수입은 7174만 달러로 0.9% 늘었는데 한국산만 줄었어요.
같은 날 나온 옆 나라 자료는 방향이 반대예요. 이탈리아에서 한국산은 664만 6000달러로 27.8% 늘어 수입국 4위, 점유율 8.78%가 됐어요. 5년 전 7.37%에서 해마다 올라온 숫자예요.
전체 흐름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뚜렷해요.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은 9억 3540만 달러로 27.9% 늘었고, 유럽은 47.5% 증가했어요. 유럽 평균이 크게 오르는 동안 오스트리아에서는 물량이 뒤로 갔어요.
먼저 그 매대를 누가 쥐고 있는지 봐야 해요. 크노르가 40% 안팎으로 1위이고, 오스트리아 브랜드 샨시와 매기가 각각 20% 수준이에요. 수입도 독일이 41.9%, 스위스가 16.0%로 절반을 훌쩍 넘어요.
세금 문제는 아니에요. 한국과 유럽연합의 협정에 따라 원산지 요건만 갖추면 관세는 0%예요. 값이 아니라 서류와 진열이 문턱이라는 뜻이에요.
첫 번째 서류는 라벨이에요. 유럽연합 식품 표시 규정에 따라 독일어 표기가 의무이고, 고기나 유제품, 달걀이 들어간 제품은 복합식품 규정을 따로 통과해야 해요.
두 번째는 포장이에요. 오스트리아 포장법에 따라 승인된 회수 시스템에 가입해야 하고, 2023년 1월부터 소비자 직판을 하려면 현지 대리인을 둬야 해요. 여기에 유럽연합 포장 규정은 8월 12일부터 시행돼요.
어느 매대로 들어가느냐도 성적을 가른다고 봐요. 슈퍼마켓이 41.8%, 할인점이 26.8%인 반면 아시아 식품점 같은 독립 소매는 15.4%예요. 아시아 식품점 안에서만 팔리면 시장의 6분의 1 안에 머무는 셈이에요.
전체 수출은 계속 늘고 있어요. 7월 농수산식품 수출은 10억 9000만 달러로 2.3% 늘어 7월 기준 최대를 기록했고, 라면과 과자, 김치가 그 증가를 이끌었어요. 총량이 커질수록 나라별 성적표는 오히려 더 갈려요.
그래서 오스트리아 같은 시장은 물량 계획보다 등록 서류를 먼저 정리해야 해요. 독일어 라벨과 포장재 회수 시스템 가입, 현지 대리인 지정을 끝내야 일반 슈퍼마켓 벤더 목록에 올라갈 수 있어요. 이미 성숙한 시장이라 값을 낮추는 방식으로는 크노르와 매기 사이를 파고들기 어렵고, 현지 브랜드가 만들지 못하는 매운맛과 조리 방식처럼 분명한 차이를 포장 앞면에서 바로 읽히게 만드는 편이 통해요.











